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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만나다

갈맷길로 걷다 4-3 몰운대 ~ 낙동강하굿둑

by 낙타 2022. 7. 24.

2022.7.9
갈맷길 4코스 3구간
몰운대 입구 ~ 낙동강 하굿둑
거리 10.8km
소요시간 4:15

몰운대 입구의 관광안내센터 옆에 갈맷길 도보인증대가 있다. 몰운대는 4코스 2구간에서 돌았고 4코스 3구간에서는 다대포해수욕장을 돌아보고 가게 된다.

아미산전망대로 오르는 중 보이는 몰운대와 다대포해수욕장

낙동강과 남해안이 만나 고운 모래밭을 만든 곳이 다대포다. 또한 다대포는 일출과 일몰이 부산 최고라고 하는 곳이다. 아쉽게도 시간이 맞지 않아서 일몰을 보지 못했다. 시간을 맞춰서 일몰의 낙조를 본다면 아마 최고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 데이트 코스로 강추. 해운대나 광안리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지만 가족들이 놀기에 좋은 곳이다. 다대포해수욕장 해변공원에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꿈의 낙조분수'가 유명하다. 4월 말부터 10월까지 밤 시간에는 조명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멋진 분수쇼를 볼 수 있다.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가동을 중지했는데 다시 볼 수 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다. 나무데크로 이어진 산책로는 고우니생태길이다. 다대포 습지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살펴볼 수 있다. 낮에 넓게 펼쳐진 갈대밭 사이로 걸어도 좋고 조명이 켜진 밤에 걸어도 멋진 추억이 될 듯.

멀리 보이는 가덕도. 앞에는 도요등.

갈맷길 4코스 2구간은 다대포 역 앞을 지나서 곧장 도로로 올라가는 방향으로 표식이 되어 있다. 표지 따라 가도 되지만 다대포해수욕장을 따라 걷다가 고우니생태길을 지나 노을마루길에서 올라갈 수도 있다. 계단이 꽤 높게 이어지니까 힘들다. 힘들다면 도로를 따라 있는 갈맷길 표식을 따라가자.

아미산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카카오맵 로드뷰에서 캡쳐


노을마루길은 다대포에서 시작해 낙동강을 따라 강변대로의 제방 옆에 조성된 산책로이다. 보도와 자전거길이 있고 우레탄이 깔려있어 걷기나 자전거 타기에 좋다. 봄에는 벚꽃이 만발한다.

아미산 전망대에서 본 장림공단과 낙동강

아미산 전망대는 산 중턱쯤에 있다. 뒤쪽으로는 아파트 단지도 있으니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그래도 앞이 탁 트인 곳에 터를 잡아서 시원한 전망을 볼 수 있다. 멀리 거제도도 어렴풋이 보이고 가덕도 선자도 을숙도 장자도 진우도 등 크고 작은 섬들과 모래톱들이 앞에 펼쳐진다.

갈맷길 4코스2구간 중간 도보인증대

도로를 따라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 아미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아미산은 고도 200미터 정도의 작은 산이고 산책로가 잘 닦여 있어서 편하게 걸을 수 있다. 이렇게 마을에서 한 발짝만 벗어나도 산과 숲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멋진 도시가 부산이다. 갈맷길 중간 도보인증대에서 인증을 하고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장림공단으로 내려가는 골목길

골목길이 나온다. 오래된 주택가에 예쁜 꽃들을 심었다. 장림은 아미산 둘레에 길게 늘어선 마을이라는 뜻이다. 장림포구는 바닷물을 끓여 졸이는 자염과 강과 바다가 만나는 낙동강 하구에서 양식하는 김이 명물이었다. 1981년부터 시작한 신평 장림공단 조성사업으로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고기잡이와 김 양식으로 유명하던 홍티마을은 지금은 예술촌으로 남아있다. 신평.장림공단은 기계, 염색, 피혁, 도금 등의 업종이 주를 이루는데 주로 유독 물질을 배출하는 업종들을 모아놓았다. 지금은 상상도 안가지만 한때 이곳은 맛있는 재첩 생산지로도 유명했다.

공단을 지나 앞을 막아선 도로를 건너면 탁 트인 풍경이 맞이한다. 바다같이 넓어 보이지만 낙동강이다. 예전에 대구에 살던 친구가 부산에 놀러 와서 낙동강을 보고 바다라고 좋아하던 기억이 난다.

강변로를 따라 몇 분 걸으면 부네치아가 나온다. 이름부터 짝퉁 냄새가 팍팍 나는 이곳은 관광객들을 모아보겠다고 야심 차게 준비한 곳인데 보시다시피 쫄딱 망했다. 장림포구 주변을 가꾸긴 했는데 관광객들이 이곳까지 올 이유가 없는 모양이다. 토요일 오후인데도 사람이 몇 명 없다. 내가 갔을 때는 마침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관람객이 몇 명 되지 않았다. 예쁘게 색칠한 가게도 거의 문을 닫았다. 차라리 횟집 거리를 만들었으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었을 텐데. 알록달록 페인트를 예쁘게 칠해서 사진 찍으러 오는 명소란다. 사진만 찍고 가버려서 문제지.

을숙도대교
을숙도 하굿둑

이곳은 갈맷길이기도 하고 노을나루길이라는 이름도 있다. 사하구에서는 선셋대로라는 이름도 요즘 밀어주고 있는 모양이다. 이름처럼 노을 풍경이 유명하다. 낙동강이 칠백 리를 흘러오다가 이제 바다를 만나서 만들어진 갈대숲 위로 노을이 물들어가고 철새가 날아가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강 건너편으로 불이 켜지고 물고기들이 폴딱폴딱 물 위로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갈맷길 도보인증대

을숙도하굿둑 조금 못 미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갈맷길 도보인증대가 나온다. 갈맷길 4코스가 끝나는 지점이고 가덕도 방향의 5코스와 구포 방향으로 가는 6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옆에 있는 벤치에서 앉아서 잠시 쉬다가 선글라스를 놓고 왔다. 다시 조금 돌아가서 전망대에서 낙조를 지켜보았다. 석양을 보고 있으니 어린 왕자가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