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로 걷다 5-1 낙동강하굿둑 ~ 가덕도 천가교

낙타 2022. 12. 29. 23:24

2022/7/9

갈맷길 5-1구간
낙동강하굿둑 ~ 을숙도 ~ 명지오션시티 ~ 신호대교 ~ 녹산 르노자동차
거리 : 16km

소요시간 : 5:05
시작인증대 : 낙동강하굿둑 입구 도로변
종점인증대 : 르노삼성대로 르노자동차 앞

 

재미 : 매우 좋다.

편의 : 명지 철새탐방공원 화장실이 폐쇄 중이었다. 상가나 관공서를 이용할 수 있지만 불편하다.

난이도 : 매우 쉽다.

주의점 : 없음

갈맷길 중에서 마의 구간을 자랑하는 5코스이다. 5코스가 힘든 이유는 첫째로 각각 22km, 24km 정도의 장거리다. 더군다나 출발점까지 가고 귀가하기가 어렵다. 5-1코스의 시작점은 낙동강하굿둑 입구라서 지하철 하단역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으면 된다. 하지만 5-1코스 종료, 5-2의 시작, 종료지점인 가덕도 천가교는 부산의 웬만한 곳에서는 대중교통으로 가기가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다행히 2023년부터는 갈맷길 코스 조정으로 5코스가 2개 구간에서 3개 구간으로 나누어졌다. 각각 15km 정도니까 걷기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갈맷길 4-3의 종점 5-1, 6-1 시작인증대

시작인증대는 낙동강하구둑 입구에서 다대포 방향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지하철 하단역에서 가면 반대방향이라서 이번에 시작인증대는 패스.

낙동강하굿둑에서

낙동강하굿둑에서 상류 방향으로 바라보는 풍경이다. 시원하다. 낙동강하굿둑이 현재 맞춤법에 맞는 표기지만 표지석에는 하구둑이라고 되어 있다. 낙동강하구언이라고도 한다. 하단과 을숙도, 그리고 을숙도와 명지를 연결하는 두 개의 둑이 있다. 둑 건설 전에는 밀양의 삼랑진까지 바닷물이 역류했다고 한다. 바닷물을 막고 낙동강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됐지만 하단을 포함해서 낙동강 하구에서 잡히던 재첩 등 다양한 해산물, 수산물은 사라졌다.

2022년부터는 상시개방 하고 있어서 둑의 역할은 못하고 다리의 기능만 남았다. 하굿둑은 이제 관광자원으로서 역할을 하려는지 수문조정실을 리모델링하여 전망대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2월에 완료한다니 그때는 또 새로운 볼거리가 생길 거라니 기대된다.

을숙도에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을숙도문화회관, 부산현대미술관이 있어서 공연, 예술의 공간이기도 하다. 또 을숙도에서는 자전거를 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구둑에서 낙동강이 끝나는데 경상북도 안동시 안동댐부터 시작되는 낙동강 자전거길도 여기서 끝나기 때문이다. 길게는 인천 아라뱃길 정서진부터 시작하는 자전거 국토종주코스의 시작점이자 종점이기도 하다. 국토종주코스를 가지 않더라도 강변을 따라 달리는 시원한 자전거 도로는 멋진 코스다.

뭐니 뭐니 해도 을숙도라면 철새들의 섬이다. 아니 철새들의 섬이었다. 퇴적으로 이루어진 섬에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고 먹이가 풍부해 한 때는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다.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라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낙동강 하굿둑이 지어지면서 갈대밭과 습지가 줄어들고 문화회관과 각종 체육시설들이 생기며 일종의 공원이 되어 철새도 줄어들었다. 현재 철새가 가장 많이 가는 곳은 주남저수지라고. 주남저수지도 환경문제와 주민들의 민원으로 시끄럽던데 이러다가는 철새가 갈 곳이 영영 없어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심지어 근처에 김해공항이 있어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며 소음을 내기까지 한다.

놀라운 것은 을숙도가 부산의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 신선대에 쓰레기 소각장이 있었던 것을 보긴 했지만 정말 쇼킹하다. 저렇게 환경에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편한 대로 쓰고 파묻고 했으니 오늘날 우리가 환경이 되돌려주는 재앙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낙동강하굿둑 전망대에서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앞을 지나간다. 미술관을 창고나 관공서처럼 지어놓았다. 정말이지 놀라운 미적감각이다. 미술관을 보러 온 외지 사람들에게 창피해서 미술관이라고 소개를 못할 거 같다. 하도 욕을 먹다 보니 나름 미술관 분위기를 낸다고 바깥 벽면에 덩굴을 심어놓았다.

을숙도에는 갈 곳도 많고 볼 곳도 많아서 하루 종일 둘러보고 사진을 찍어도 되겠지만 가야 할 길이 머니 다음에 따로 을숙도만 둘러보고 철새를 보러 와야겠다 마음먹으며 아쉬움을 남기고 계속 걸음을 잇는다.

명지동으로 건너가는 낙동강하굿둑 길

다시 하굿둑을 지나 명지로 넘어간다. 이 쪽의 하굿둑은 하단 쪽의 하굿둑보다 늦게 만들어져서 조금 더 예쁘다. 하굿둑 입구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파란 유리로 된 부분이다.

명지오션시티와 을숙도대교
명지 새동네 입구

명지도 실은 섬이다. 서낙동강과 동낙동강 사이에 대저도 등과 함께 섬이었다.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500년 전 고려시대부터라고 한다. 일제강점기까지 영남지역 사람들이 먹는 소금을 공급하는 염전지역이었다. 명지항의 옛 이름인 신포나루는 '소금과 게젓'이 특산물이었는데 5일 장날에는 인근 지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명지는 또 김도 유명하고 갈미조개도 명물이다. 이곳의 주민들은 1년 내내 '갈미조개'를 잡고, 11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김을 수확한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으로 영양이 풍부한 농산물이 생산되는데 대파가 대표적이다. 명지대파라면 알아주었다. 옛날에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명지의 대부분 지역이 논밭과 염전이었지만 이제 염전은 없어지고 명지대파도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거의 사라졌다.

명지오션시티해안산책로 위로 지나는 을숙도대교

갈맷길 5-1코스는 대부분 명지오션시티나 신호산업단지를 지나는 코스라서 보도가 잘 조성되어 있다.

대마등이 보이는 쉼터

대마등이 보이는 대로변 쉼터에서의 전경. 갈대숲과 한가운데 홀로 서 있는 을씨년스러운 초소? 전망대가 부조화스러운 듯하면서 묘하게 어울린다.

대마등, 진우도 등의 모래톱은 철새도래지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철새탐방공원 소나무 산책로. 조용해 보이지만 바로 옆에 차도와 아파트단지, 상가가 있다. 갈맷길 5코스를 걸으며 내내 드는 생각은 꼭 여기까지 개발을 하고 아파트를 지어야 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나름 철새나 자연을 보존한다고 나무를 심어서 차단하고 한 모양인데 그냥 아파트를 좀 더 떨어져서 지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다.

명지오션시티 철새탐방공원의 소나무 산책로 바깥쪽 도로. 을숙도 등 철새도래지 낙동강 하구와 명지 갯벌을 관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탐방대가 설치되어 있다.

신호대교

신호대교를 건넌다.

신호철새인공서식지 내의 탐방로? 신호지방 산업단지의 조성으로 철새들의 서식지가 줄어들자 철새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인공서식지를 만들었다. 갈맷길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군사작전지역이라서 낮에만 개방된다.

갈맷길 5-1중간 인증대

신호의 르노삼성자동차 앞에 갈맷길 5-1 중간인증대가 있다. 2023년부터는 5-1코스의 종점이고 5-2코스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