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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만나다

갈맷길로 걷다 5-3 대항새바지 동선새바지 눌차도

by 낙타 2023. 4. 2.

구간 : 갈맷길 5-3코스
날짜 : 2022/10/7
코스 : 지양곡주차장 ~ 대항 ~ 대항새바지 ~ 희망정 ~ 어음포 ~ 누릉능 ~ 동선방조제 ~ (눌차도 국수당 ~ 정거마을문화거리 : 오늘은 생략) ~ 내눌마을 ~ 천가교
거리 : 약 16km
소요시간 : 약 5시간

재미 : 연대봉둘레와 동선방조제를 지나 눌차도를 지나는 코스는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편의: 화장실 3 곳. 지양곡, 대항새바지, 천가교
난이도 : 가파른 길이 짧게 있으나 어렵지 않다. 
주의사항 : 연대봉을 도는 좁고 비탈진 길 조심. 천성교차로에서 2000번 내려서 지양곡주차장으로 갈 때 보도가 없으므로 차량 주의
 
전체 코스 영상은 유튜브에서 

 
교통편은 연대봉생태터널을 지나 천성교차로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하단으로 갈 수 있다. 520번 버스를 가까운 전망대정류소에서 탈 수 있지만 배차시간이 길다고 한다.  도로에 차가 많지는 않으나 보도가 따로 없어서 위험하다. 

지양곡주차장 도보인증대

예전에는 더덕이 많아서 가덕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데 더덕은 찾기 힘든 듯하다. 이날은 5코스가 3구간으로 나누어지기 전이다. 하루에 25km 정도를 걸어야 하는 장거리이다. 가덕도는 교통이 불편해 출발점에 가는데 2시간쯤 걸린다. 마음이 급해서 중간인증대를 확인 못하고 지나쳐버렸다. 다시 가덕도에 일부러 들러서 인증대 사진을 찍어 왔다. 그렇게 서둘렀는데도 눌차도의 국수당과 정거마을을 못 갔다. 아침에 늑장을 부리다 출발한 탓이 제일 크지만. 

대항전망대가 나온다. 근처에는 대항새비지와 일본군이 요새로 사용했던 포진지 인공동굴이 남아 있다. 아픔이 남아 있는 장소다.
 
트래킹이 등산과 다른 점이 이런 부분이다. 산을 올라가는 고된 운동이면서 정상에 올라 주변을 굽어보는 정복감과 전망이 등산의 재미라면 - 등산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잘못된 생각이라면. 죄송합니다. - 트래킹은 자연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역사, 문화 등이 즐거움 중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자연과 인문의 결합이라고나 할까. 아니 자연과 삶의 결합이라고 해야 하나. 트래킹을 하면서 무작정 빨리 멀리 가려고 하기보다는 이런저런 사연을 보고 듣고 하는 게 즐거움이다.

새바지라는 지명이 다른 지역에도 있는지 궁금하다. 새바지는 뱃사람들이 샛바람, 동풍을 부르는 말인데 샛바람을 받는다고 해서 새바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덕도에는 새바지라는 이름이 두 곳 있다. 가덕도 동편 해안길 끝에 동선새바지와 대항새바지다. 대항새바지 자갈 해변 중앙에는 1904~1945년까지 일본군이 뚫은 벙커가 있다. 강원도의 탄광근로자들을 강제 징용하여 뚫었다. 밖으로 드러난 부분은 1970년 가덕도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에 군에서 폭파 철거하였다. 강점기의 역사와 분단의 아픔이 함께 남은 셈이다. 가덕도의 외양포 마을은 부산의 최남단으로 군사보호구역이라 아직까지 일본군이 만든 시설들이 비교적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은 동백군락 자생지로도 유명하지만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어 보기가 힘들다.
 
동백을 보려면 부산해양수산청에서 운영하는 체험 숙소에 당첨되면 등대에서 하룻밤 잘 수 있다. 체험 숙소를 이용하려면 매달 1일부터 8일까지 부산해양수산청 누리집(www.portbusan.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이 아니고 추첨이다.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인지 신청했는데 탈락했다. 가덕도에 있는 등대는 1902년 12월 처음 불을 밝혔으며 건축양식이라든지 역사적 의미가 있어서 부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대항항

대항항을 뒤로하고 이제 연대봉 주위를 걷는다. 높이 올라가지는 않지만 오르락내리락하는 데다 가파른 산 중턱을 지나가는 좁은 길이라서 조심해서 걷자. 

가다 보면 염소 떼를 만난다. 섬에 사는 염소는 사람이 잡을 수 없으니까 혹시 욕심내서 잡으려고 들면 다치는 수가 있다. 가덕도에는 사슴농장도 있다. 멧돼지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는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누릉능

누릉능은 바닷가 여가 누른색을 띤다고 붙여진 지명이다. 원래는 사람이 살았지만 지금은 모두 이주하고 집터만 남았다고.  바닷가의 누른 바위들을 가리키는 모양이다. 
 
길은 산길, 숲길, 마을길, 도로로 모습을 바꾸며 이어진다. 

동선방조제에서 다대포 방향

동선새바지와 동선방조제에 도착했다. 원래는 탁 트여 있었을 가덕도와 눌차도 사이사이의 바다는 천가교와 동선방조제로 인해서 호수처럼 변해버렸다. 방조제는 날씨가 따뜻하면 낚시꾼, 나들이하는 가족들이 나와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쉬는 곳이다. 천가교와 눌차도 방조제로 이어진 코스만 돌아도 좋은 나들이 코스가 된다. 
 
신공항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가덕도가 이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아쉽다. 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이제 조용한 트래킹 코스와 나들이 쉼터는 사라질 것이다. 철새들도 사라지고 또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변할 것이다. 
 
동선방조제를 지나면 눌차도로 들어선다. 입구 부분에 갈맷길 도보인증대가 신설되었는데 이 날은 아직 설치되지 않았을 때다. 
 
눌차도는 국수봉, 국수당이라는 조그마한 산봉우리와 정거생태마을 문화거리가 볼거리다.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늦어서 가보지 못했다. 

천가교에서 본 부산신항

동선방조제에서 멀리 보이던 부산신항의 야경이 천가교에서는 가깝게 보인다. 거대한 배들과 크레인, 쌓인 컨테이너를 비추는 밝은 조명은 인간의 문명을 대변하는 듯하다. 가까이서 보면 정말 엄청나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천가교 갈맷길 도보인증대

 
다시 천가교 갈맷길 도보인증대로 돌아왔다. 다행히 천가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길은 위험한 길이 아니다. 갈맷길 5코스 바닷가 길은 이제 끝나고 6코스는 산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