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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만나다

갈맷길로 걷다 5-2 신호항, 부산신항, 가덕도 천가교, 연대봉

by 낙타 2023. 3. 30.

갈맷길 5-2구간
2022/10/1 신호항에서 천가교까지
2022/10/7 천가교에서 지양곡휴게소까지
코스 : 신호항~부산신항~천가교~천가초등학교~동선소류지~소양보육원~연대봉~지양곡
거리 : 약 15km
 
재미 :  녹산산단 해안산책로와 부산신항 근처, 연대봉 세 부분이 각각 다른 즐거움을 주는 코스라서 지루하지 않다.
편의 : 화장실이 부족하다 2곳 있는 듯. 녹산선착장 부근과 천가교정류소 부근. 
난이도 : 연대봉 입구까지는 평지로 쉬움. 연대봉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하다. 내려오는 길은 매우 조심할 것. 
주의할 점 : 부산신항 근처 도로에서 대형트럭 조심. 가덕도내 걸으며 안전주의. 연대봉 하산하며 급경사 미끄럼 조심. 지양곡휴게소에서 천성교차로로 이동할 때 도로 차량 주의. 

가덕도 코스는 교통이 불편하다. 자차로 가도 출발지로 돌아가야 하니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하단역에서 520번, 58-1번, 58-2번 버스를 타고 '신호하수처리장'에서 내린다.  직행을 타고 오면 르노자동차 정문에서 내려서 조금 걷는다. 

예전엔  갈맷길 5-1의 중간인증대가 있던 곳이 이젠 5-1의 도착점이자 5-2의 출발점인 신호항이다. 르노자동차 앞, 신호하수처리장 옆에 있다. 

녹산산업단지 해안산책로

출발점을 지나 보행로 따라 걸으며 바라본 신호항 풍경이다. 계속 이어지는  둑을 따라 걷는다. 초록색은 보행로. 빨간색은 자전거 도로, 햇볕을 피하려면 오른쪽 소나무 숲길로 간다.

방파제의 테트라포드 사이에서 고양이 두 마리를 발견했다. 야윈 거 같아서 가지고 있던 계란을 하나씩 주니까 열심히 먹고 있다. 저쪽 노란 얼룩이는 떨어뜨리지 않고 제자리에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앞의 검은 점박이는 물고 자리를 옮기다가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나 더 주니 이번에는 그 자리에서 먹었다. 아직 어린 고양이 같은데 어미가 없는 듯하다.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겨울 전이었는데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 살아남았으면 한다.
 
신호산단을 지나는데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여성 두 분을 만났다. 나이도 좀 있는 분들인데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미국에서 왔다. 남파랑길을 걸어가는 중이라고. 한 분은 3일을 걷고 서울로 올라가고 한분은 한 달 정도 혼자서 계속 걸을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트래킹코스에 대해서 이야기도 좀 하고. 미국 트래킹코스를 걸으려면 돈이 엄청 많이 든다고. 중간에 보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한다. 두 분이 한국에 와서 트래킹을 하는 이유도 그 부분이 크다고. 코로나가 완화되어 한국에 입국이 가능해져서 이렇게 들어와서 트래킹을 하고 있었다. 남파랑길은 갈맷길과 달라서 가덕도로 들어가지 않고 진해 송정공원이 종점이다. 두 분이 아무래도 한국 지리가 서투른지 진해송정공원을 못 찾고 부산의 송정해수욕장이 검색된다고 하길래 설명을 해주었다.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근처에 호텔이 있는지 걱정을 하고 있었다. 걱정 말라고, 한국은 미국과 달리 좁아서 버스나 택시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숙소가 다 있다고 말해주었는데 그날 숙소를 잘 구했는지 궁금하다. 한 달 동안 남파랑길 잘 걷고 숙소도 잘 구해서 안전하고 편안한 트래킹이 되었길 바란다. 

굴종패장

굴종패장이다. 이쪽 지역에서는 김 양식을 하기도 하고 굴종패를 가리비껍데기에 심어서 통영과 남해안의 굴양식장에 보내는 굴종패장도 많이 한다. 

부산신항

가덕대교 아래 녹산선착장에서 부산신항을 바라본 풍경. 종패장이 있고 그 너머 신항으로 연결된 철로와 신항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산신항은 여기서 제일 잘 보이는 것 같다. 조금 있다 저 앞을 지나가게 되지만 담장 너머로 컨테이너가 쌓인 모습만 보여서 실망. 차를 타고 가덕대교를 올라가면 신항의 모습이 전체적으로 눈에 들어오는데 차를 세울 수가 없으니 지나가는 짧은 순간만 보인다.

이곳의 길가에는 이팝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오월쯤에 오면 쌀알 같은 하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질 거다.
 
남파랑길 1~5 구간은 갈맷길 3~5 구간과 일치하는 곳이 많은데 가덕도 입구에서 갈맷길과 남파랑길은 헤어진다. 갈맷길은  견마교를 지나  왼쪽으로 간다. 이 구간은 3번의 교차로를 건너야 하는 위험 구간이다. 부산신항을 드나드는 수많은 트럭이 지나고 시끄럽다. 신항으로 들어가는 화물열차의 행렬도 볼 수 있다. 
 
컨테이너 구경이 끝나면 가덕도 선창마을이다. 갑자기 조용해진다. 천가마을 선창길에 '생굴판매' 표지판이 있다.

가덕도 들어와서 눌차도 입구에 오면 도보인증대가 있다. 5-1코스의 종점인증대이고, 5-2코스의 시작과 종점인증대를 겸한다. 5-2코스는 여기서 출발하여 가덕도를 한 바퀴 돌아오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이 인증대는 5-2코스의 중간인증대이고 5-3코스의 종점인증대로 바뀐다. 천가교를 건너가면 5-3구간인 눌차도다.

가덕도의 동쪽 선창이라 하여 동선마을로 들어선다. 마을을 지나는 도로는 보행로가 따로 없는 좁은 도로다. 

천가초등학교로 가는 길. 천가마을길의 인도는 좁다.

천가초등학교에 도착. 천가초등학교에는 흥선대원군이 세운 척화비가 있다. 1871년에 수많은 척화비가 세워졌지만 지금은 30여 기만 남았다고 한다.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 계오만년자손 병인작 신미립"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 戒吾萬年子孫 丙寅作 辛未立 : 서양 오랑캐가 침입하는데, 싸우지 않으면 화친하자는 것이니, 화친을 주장함은 나라를 파는 것이다. 우리들의 자손만대에 경계하노라. 병인년에 짓고 신미년에 세우다)라고 새겨져 있다. 이 척화비는 가덕포구에 있던 것을 1996년에 천가초등학교로 옮겼다. 갈맷길 코스 중 대변의 용정초등학교에도 척화비가 있다. 

오래된 학교에는 오래되고 커다란 나무가 아주 멋진 경우가 많다. 천가초등학교 1회졸업생들이 기념으로 심었다는92년쯤 되 은행나무 두 그루가 멋있다. 덕문중학교 교정에는 아주 커다란 팽나무가 있다. 우영우 팽나무만큼 멋있다는 평이다.

지금 덕문중학교의 담벼락 일부는 가덕진성의  흔적이다. 가덕진성은 1544년(중종 39)에 사량진에 왜구들이 침입하자,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가덕진과 천성진을 설치하고, 성을 쌓아 수군첨절제사가 주둔하면서 가덕도 전체를 지켰던 곳이다. 

연대봉 오르는 길

연대봉 입구로 가는 길 풍경. 동선소류지, 소양보육원 쪽으로 올라간다. 꼬불꼬불 경사도가 조금 높은 길을 올라간다. 산 중턱쯤에 가덕도 국군용사 충혼비가 서 있다. 

연대봉을 오르는 중 전망대에서 본 다대포 방향

연대봉 봉수대

임진왜란 당시에 가덕도 연대봉과 응봉에서 부산포로 침략해 오는 왜군 함대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이순신장군 장계를 모은 임진장초에 기록되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수군의 주요 거점이었고 이순신 장군의 부산포대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연대봉에서 본 거제도 방향

연대봉에서 거제대교를 볼 수 있다. 사진 오른쪽에 거가대교 주탑이 보이고 사진 왼쪽 부분의 해저로는 침매터널이 지나고 있다.  

연대봉에서 지양곡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매우 가파르다. 길도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서 미끄럽기까지 하다. 등산화를 신고 가능하면 스틱까지 갖추면 안전할 듯하다.

연대봉에서 내려와 도로를 만나는 곳에 지양곡주차장이 있다. 도로가에 갈맷길 5-2 종점 도보인증대가 있다. 교통편은 연대봉생태터널을 지나 천성교차로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하단으로 갈 수 있다. 520번 버스를 가까운 전망대정류소에서 탈 수 있지만 배차시간이 길다고 한다.  도로에 차가 많지는 않으나 보도가 따로 없어서 위험하다. 갈맷길 5-2코스는 보행자의 안전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