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을 듣다가 이런저런 생각

낙타 2024. 11. 26. 01:09

기타를 배우면 으레 로맨스를 연주하겠다고 덤비듯이 피아노를 치면 캐논 정도는... 생각하지요. 아닌가?
세상에 가야금에서 락까지 수만의 캐논 연주가 있지만 조지 윈스턴이 최고인 이유는 듣는 사람을 위로하는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죠. 연주를 듣다 보면 조지 윈스턴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습니다. 유튜브의 댓글에도 성품에 대한 칭찬이 있는 걸 보니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가 봅니다. 봄날의 햇살?ㅎㅎㅎ (feat.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조지 윈스턴의 캐논과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스 위르겐 후파이젠의 캐논 연주입니다. 독일의 리코더 연주자입니다. 이거 찾느라고 유튜브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이름이 독일어인 데다 곡명을 CANON이 아니라 KANON으로 적어서 찾기가 힘듭니다. 이 연주는 그저 평화롭습니다.

 

 

 

음악적으로 찬사를 받는데 어쩐지 듣기가 편하지 않은 연주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정경화 님의 연주가 그렇고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최고의 연주인데. 어쩐지 이분 연주에는 열정과 음색은 때로는 성깔 같은 게 느껴져서 어떤 때는 듣기가 좀 부담스럽거든요. 물론 곡에 따라 다를 테지만 내 성격에는 안 맞다는 거죠.

 

 

 

카라얀도 두말 필요 없는 최고의 지휘자로서 완벽한 연주를 펼치는데 정이 안 가거든요. 내가 촌스러운 성격이라 세련된 연주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나치 부역 관련 이유도 있지만. 모르면 그냥 들을 텐데 알고 나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지요.

네까짓게 뭔데 거장들의 작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느냐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작가와 작품, 연주자와 연주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동일시하고 또 떼어놓고 생각해야 하는지 사람을  고민하게 만듭니다.

 

결론은 고민하지 말고 그냥 내 맘에 가는 대로 읽고 보고 듣자...입니다.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음반을 하나씩 들어도 일 년에 50.  10년이면 500. 내가 30년을 더 살아도 겨우 1500의 책을 읽고 음반을 들을 수 있을 뿐. 문학전집 몇 개 읽고 나면 끝이네? 바흐 음악도 다 못 듣겠네요. ㅎㅎㅎ.  쇠털 같이 많은 날들이라지만 터무니없이 짧은 인생에 슬퍼질 뿐입니다.

평생 내 맘에 맞는 것만 감상해도 세상에 있는 명작 명곡을 1퍼센트라도 다 읽을까 들을까 싶은데 굳이...  
라는 것은 핑계고.  성질머리가 나이 먹을수록 고약해지는지 싫은 거 참지 못하겠습니다. 참기가 싫어요. 혹시 나 더 늙으면 엄청 성격 더러운 영감  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