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간다 내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곳
눈 속으로.
나는 간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로
의무나 연민을 전혀 생각지 않으며.
힐다 둘리틀, [꽃 피우는 지팡이]에서
해파랑길 첫날.
갈맷길과 겹치는 길이라서 자세한 설명은 갈맷길 페이지에서 붙이고 간단한 해파랑 길 설명만 여기서 하기로.
해파랑길 1코스
오륙도 해맞이공원 <-> 미포
총 거리 17.7km
이 코스는 갈맷길 2코스 1, 2구간과 겹친다. 다만 갈맷길 2코스가 달맞이길 해월정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기점이 있지만 해파랑길 1코스는 그보다 해운대해수욕장 중간에서 끝나고 해파랑길 2코스가 시작된다. 그래서 자세한 길 안내는 갈맷길 2코스를 참조하시길. 다만 갈맷길은 임랑에서 오륙도 방향으로 내려가고 해파랑길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므로 거꾸로 보면 될 듯.
해파랑길 1코스 시작점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유람선 선착장 앞
해파랑길 1코스 종점
부산 해운대 관광안내센터 입구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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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점인 오륙도 전망대. 해파랑 관광 안내소가 있고 편의점, 화장실이 있다. 전망대의 오른쪽. 도로로 내려가면 기점 표지석이 있다
코리아 둘레길의 기점이다. 여기서 남파랑길과 해파랑길이 각각 시작하고 마친다.
또 여기를 기점으로 남해와 동해가 나뉜다. 이쪽은 동해, 이쪽은 남해.
동은 동. 서는 서. 둘은 결코 만나지 않는다고 말한 시인이 있었던가. 키플링? 사실 동과 서는 만나고 남과 북도 만나고 동서남북은 다 만난다. 어디서? 내가 있는 곳에서.
바로 옆에 해파랑길과 남파랑길의 안내 표지판이 있다. 내가 갈 길을 보고 있는데 커플이 다가와서 같이 본다. 여자가 "17킬로를 어떻게 걸어가" 하며 간다. 또 한 커플이 와서 보더니 남자가 말한다. "저길 왜 걸어가. 차 타고 가면 되지."
그러게. 왜 걸어가는 걸까. 어떻게 걸어가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질문이다. 왜 걸어가는 걸까? 누구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없다. 간다고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무얼 주는 것도 아니다. 잘 모르겠다. 걸어가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으려나. 그냥 지금은 걸어가고 싶을 뿐이다.
부산의 바닷가에는 좋은 코스가 많지만 이기대 코스는 단연 최고의 코스다. 적당한 길이에 적당한 운동량. 시원한 그늘이 있고 이쪽은 산, 이쪽은 바다.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이 끊이지 않고 새소리도 있다. 휴식할 곳도 많다. 사진도 이쁘게 찍을 수 있다. 접근하기도 쉽고. 친구나 연인끼리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물론 나처럼 혼자서 걸어도 충분히(?) 즐겁다. ???
저 바위는 무슨 모습으로 보일까. 여자 세 분이 저 바위가 무슨 모양인지 열심히 토론 중이다. 로르샤흐 테스터를 해보자.
광안대교와 센텀시티가 보인다. 돌 틈에 꽃이 붙어 있다.
붉은 바위 가에
잡은 손 암소 놓이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절벽도 있고 꽃도 있고 노옹(?)도 있는데 꽃을 바칠 미녀가 없다.
섶자리를 지나서. 횟집촌이다. 싸고 맛있다. 외지인들이 부산 오면 광안리나 해운대 자갈치에서 회 먹지 말고 여기를 가 보기를 추천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을 지나고 동백섬을 돌아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표지판을 따라 열심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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