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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만나다

길에서 만나다. 노래 - 유라리광장의 보리밭

by 낙타 2023. 7. 5.
보리밭 사잇길로 걸어가면
뉘 부르는 소리 있어 나를 멈춘다
옛 생각이 외로워 휘파람 불면
고운 노래 귓가에 들려온다
돌아보면 아무도 뵈이지 않고
저녁놀 빈 하늘만 눈에 차누나

 
윤용하 작곡, 박화목 작사의 ‘보리밭’은 6.25 전쟁 부산 피난시절에 만들어졌다. 작곡가 윤용하가 시인 겸 아동문학가인 박화목에게 국민들 마음을 달래줄 서정가곡 한 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보리밭’의 작곡가 윤용하는 평소 헛것이 자주 들렸다. 어느 날 봄보리밭을 걸어가는데 뒤에서 분명히 무슨 소리가 들려 돌아보면 아무것도 없었다. 보리밭에서 들린 것이 무엇이었을까 파고들어 음악으로 살려낸 것이다.
 
윤용하 선생님은 1959년 사라호 태풍 때 의연 금품을 받는 신문사로 찾아가 입고 있던 겉저고리를 벗어놓고 나올 정도로 마음이 따뜻했다. 그러나 너무나 어려운 생활 탓에 종이상자를 뜯어 여민 단칸방의 거적 위에서 40대에 요절했다. ‘나뭇잎 배’, ‘노래는 즐겁다’ 등이 그분의 작품이다.
 
작사가 박화목은 ‘과수원길’, ‘망향’ 등을 작사했다.
 
어렸을 때 고향에서 파릇파릇 싹이 올라오는 보리밭을 밟던 생각이 난다. 나는 보리잎으로 피리도 불 수 있다.
 

자갈치 아지매

자갈치 시장 건물 뒤편의 수변으로 가면 자갈치 아지매 조각상이 있다. 조각상 앞에 '보리밭'의 사연을 담은 작은 표지석이 있다. 사진이 없어서 유감.
 
자갈치 아지매는 험한 시대를 강인하게 살아온 부산의 대표 이미지다. 자갈치 아지매는 부산문화방송의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의 제목이기도 하다.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가이기도 한 김민부 PD의 제안으로 1964년 시작되었는데 친근하고 서민적인 부산 사투리로 부산 시민들과 함께 해왔다. 예전에 버스에서 라디오를 자유롭게 틀어줄 때 아침 등교나 출근 시간에 들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시끄럽다고 라디오를 틀지 못하게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