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나다. 노래 - 돌아와요 부산항에

낙타 2023. 7. 5. 02:20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 마다
목메어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가고파 목이 메어 부르던 이거리는
그리워서 헤매이던 긴긴날의 꿈이었지
언제나 말이 없는 저 물결들도
부딪쳐 슬퍼하며 가는 길을 막았었지
돌아왔다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동백섬은 언제나 '꽃 피는 동백섬'이다. 심지어 섬이 아니게 된지 한참이지만 이름은 언제까지나 동백섬이다. 동백섬에 오면 '돌아와요 부산항에' 노래가 나오게 마련이다. 아니라면 부산사람은 확실히 아닐 것이다. 예전에는 야구장에서 응원가로 많이 불렀는데 요즘도 부르는지 모르겠다. 이 노래에도 기구한 사연이 있다. 

통영의 서피랑 뚝지먼당에서 찍은 사진이다

 

원래 이 노래의 가사는 충무항 - 통영의 한때 이름 - 을 배경이었고 원곡을 부른 가수도 있었다. 통영 출신의 가수 김성술은 1970년에 자신이 작사하고 황선우가 작곡한 [돌아와요 충무항에]를 발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성술은 다음해에 대연각호텔 화재로 사망했다. 이 시리즈를 쓰다보니 이상하게 요절한 음악가들이 많아서 안타깝다. 

 

원래의 가사는 이렇다.

꽃 피는 미륵산에 봄이 왔건만
님 떠난 충무항은 갈매기만 슬피우네
세병관 둥근 기둥 기대어 서서
목메어 불러봐도 소식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무학새 슬피우는 한산도 달밤에
통통배 줄을 지어 웃음꽃에 잘도 가네
무정한 부산배는 님 실어가고
소리쳐 불러봐도 간 곳 없는 그 사람
돌아와요 충무항에 야속한 내 님아

 

노래는 이후에 황선우에 의해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개작되어 조용필이 불러서 국민가요가 되었다. 적어도 부산에서는 그렇다. 이 노래가 히트한 배경에는 발표 당시에 재일교포들의 고국방문이 활성화되면서 그 정서가 이 노래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한 세트로 취급되는 노래로 '부산 갈매기'가 있다. 역시 야구장의 애창곡이었지만 저작권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지금은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별의 부산정거장'과 함께 부산을 상징하는 노래들이다.

 

 

나무위키에 의하면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져서 수많은 일본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는데 일본 기네스북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가 된 외국 가수의 노래" 로 기록되었다.

 

심지어 중국의 등려군도 불렀다. 중국 사람이 일본어로 부르는 한국 노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