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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만나다

연말 회동수원지 아홉산길을 걸으며

by 낙타 2021. 1. 4.

行路難行路難 多歧路今安在
행로난행로난 다기로금안재

인생길 어렵구나 인생길 어려워라
갈림길 많으니 지금은 어디인가
- 이백의 행로난


새해 연휴에 나선 길이 어렵습니다. 좁은 산길은 계속 이어지는데 오르락 내리락에 비탈길이라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네요. 사람이 다닌 흔적이 적은 길은 어디론가 사라져 없어지기도 하네요
그래도 고개 돌리면 보이는 풍경과 불어오는 맑은 바람이 마음을 씻어줍니다.

 

 

이백은 "행로난, 길가기 어렵다"라고 썼는데 대부분은 저 구절을 "인생길 어렵다"라고 읽습니다. 인생길 힘든 거야 예나 지금이나 누구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여담으로 행로난을 인생길로 옮기는 게 좋은지 한참 생각해봤습니다. 의미상으로는 분명히 인생길이지만 그걸 인생길이라고 정해버리면 읽을 때 마음속 이미지가 제한됩니다. 그냥 길이라고 하고 읽는 사람이 인생길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의미를 심상으로 가지는 게 시의 재미가 아닐까요?)

 

 

이백의 행로난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長風破浪會有時 장풍파랑회유시
直掛雲帆濟滄海 직괘운범제창해
거센 바람에 파도 넘을 때가 오면
구름 같은 돛 바로 달고 푸른 바다 건너리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이 구절은 인생길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고 뜻하는 바를 이루고자 나아가는 정신을 표현합니다.

 

 

길은 힘들고 인생길은 더 힘들죠. 선택의 갈림길도 많고요. 그래도 올 한 해는 구름같이 높은 돛을 올리고 바람을 타고 파도를 깨뜨리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오른쪽의 파란 점선이 코스입니다. 왼쪽 부분은 길이 잘 닦여 있어서 사람이 많지만 오른쪽 길은 많이 안 갑니다. 회동동 버스종점 CU 편의점에서 왼쪽으로 곧장 가면 머리 위로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2,30미터 정도 더 가면 왼쪽으로 산행 진입로가 있습니다. 진입로에서 곧 물가를 따라 걸었는데 길이 좁고 인적이 없네요. 경치는 좋으니까 약간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걸으실 분들은 가셔도 될 듯. 그러나 조금만 더 올라가면 넓고 편안한 임도가 나옵니다. 이상하게 지도에 안 나오고 트래킹 앱에도 없는 길입니다. 좀 가다가 임도를 찾아서 갔는데 초입에서 임도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녹색선은 임도 예상. 정확하지 않으니 올라가서 찾아요

 

걷다 보면 술 한잔은 덤이죠. 백숙은 한 시간 전에 예약해야 합니다. 지도나 맛집에 전번 많이 나오니 알아서 고르시길.. ㅎㅎ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