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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걷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교정자의 이야기

by 낙타 2021. 7. 25.

글쓰기는 힘들다. 술술 잘 쓰는 재주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니다. 이렇게 짧은 블로그 글도 몇 번을 돌아보고 고쳐서 올리지만 읽을 때마다 고칠 곳이 눈에 띈다. 티스토리의 맞춤법 교정기를 이용하는데 교정기가 내 글 솜씨를 교정하지는 않아서 힘들기는 그대로다.

 

p.s. 이 블로그 첫 문장 '글쓰기는 힘들다'도 '글쓰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가 고치고 고쳐서 저렇게 나온 것이다.

 

글쓰기 책도 읽어보고 인터넷에 있는 비법 강의도 찾아보는데 그래도 글은 늘지 않는다. 고치고 또 고치는 것만이 나의 갈길이라.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교정자로 일하는 저자가 한통의 메일로 시작된 어떤 만남을 이야기한다. 교정을 본 책의 저자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물음에 교정자가 답장을 보낸다. 보통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했어요?"라고 하는데 '이상한가요?'라고 해서 관심이 생긴 것이다. 교정자 다운 일이다. 그 후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글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들어내라는 말에는 나도 동감이다. 적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다. 문어체의 길게 쓰는 문장이 저도 모르게 나와버린다. 내 생각은 왜 이렇게 길고 구질구질한 문장일까?

 

저자는 문장의 가장 해로운 부분을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라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쓰기 쉬운 '~적, ~의, ~것, ~들'이 문장의 맛을 나쁘게 한다. 또 '있다. 있어. 있는'등도 자주 사용하면 해롭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문장에 관한 예리한 일침들은 기억하면 좋겠다. 

 

또 이런 말도 한다. 

 

접속 부사는 삿된 것이다. 그건 말이라기보다 말 밖에서 말과 말을 이어 붙이거나 말의 방향을 트는 데 쓰는 도구에 불과하다. 말을 내 쪽으로 끌어오거나 아니면 상대 쪽으로 밀어붙이려는 '꼼수'를 부릴 때 필요한 삿된 도구. 그러나 말이 이야기가 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이야기란 원래 삿된 것이니까.

 

20여 년간 남의 문장을 읽고 맞춤법에 맞게 고치고 어색하지 않도록 다듬은 사람은 문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모든 문장은 다 이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한 것처럼 말이죠. 제가 하는 일은 다만 그 이상한 문장들이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이상하도록 다듬는 것일 뿐, 그걸 정상으로 되돌리는 게 아닙니다. 만일 제가 이상한 문장을 정상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면, 저야말로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 분은 맞춤법과 글쓰기에 관한 책도 여럿 썼다.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다가 이제는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써서 블로그에 올리는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