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로 걷다 32코스 맹방해변 ~ 삼척문화회관

낙타 2021. 12. 29. 08:37

해파랑길 32코스

맹방해변 ~ 삼척 문화회관 ~ (추암해변)

2021.11.6

거리 약 10.3km

시간 약 3:30

 

해파랑길 31코스에서 계속 이어서 걷는 중이다. 31코스에서도 말했지만 해파랑길 32코스의 시작 인증대는 덕산해변 입구가 아니라 맹방해변 입구에 있다. 지도나 앱에서 다리 앞에 인증대가 있다고 나온다면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마읍천을 따라 내려가면 맹방해변이다. 

맹방해변 입구의 해파랑길 인증대

마읍천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덕봉산이 있다. 마읍천의 오른쪽이 덕산해수욕장이고 왼쪽이 맹방해수욕장이다. 

맹방해변에서 본 덕봉산. 데크길과 외나무 다리가 보인다.

덕봉산은 동해안의 다른 절경지들이 그렇듯이 1963년의 무장공비 침투 이후로 민간인이 갈 수 없었다. 경치가 좋다는 말은 전망이 좋다는 뜻이고 초소로 제격이라는 거니까. ‘대한민국 바다에서 가장 뛰어난 절경은 등대 아니면 해안초소다.’라고 어느 분이 말하지 않았던가. 덕봉산은 2021년 4월에 생태탐방로를 만들고 개방했다.  덕봉산은 원래 섬이었는데 마읍천의 퇴적물로 육지와 연결되면서 산이 되었다. 오륙도는 산이었다가 섬이 되었는데. 맹방해수욕장 쪽은 마읍천 물길이 남아 있어서 외나무다리를 건너서 갈 수 있고 덕산해수욕장 쪽은 완전히 모래사장으로 이어져 있다. 외나무다리와 주변 경관이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나무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삼척에서의 특별한 하루.

맹방해변은 최근에 다른 이유로 유명해졌다. BTS 멤버들은 2021년 3월 삼척 맹방해변에서 빌보드 차트에서 대기록을 세운 ‘버터(Butter)’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가 수록된 앨범의 재킷 사진을 촬영했다.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멤버들이 맹방해변에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BTS와 관련된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다.

 

맹방해변은 봄에 유채꽃으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계절이 너무 늦어서 짐작도 가지 않는다. 2년째 코로나 때문에 유채밭을 갈아엎고 행사를 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시 유채꽃으로 물든 맹방해변을 볼 수 있으려나. 

 

맹방해변의 중간에는 공사 현장을 볼 수 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현장인가 보다. 발전소 공사 때문에 맹방해변이 침식으로 위태롭다고 BTS팬들까지 나섰다고 한다. 여기서도 기후와 환경 문제를 맞닥뜨린다.

맹방해수욕장에서 나오면 바로 만나는 버스정류장.

맹방해수욕장을 나오면 가을 낙엽이 가득 깔린 멋진 시골길이 나온다. 바스락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한참을 걸어간다. 버스정류장에 BTS 촬영지를 알리는 간판도 보인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걸어가야 한다. 한재를 오르는 길이다. 한재로 오르는 입구에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해파랑길 동료 두 분을 만났다. 부부가 열심히 길을 오르고 있다. 어디서 오셨느냐 물어보니 부산에서 왔다고. 부산에서부터 해파랑길을 걸어서 여기까지 오셨다. 나처럼 하루 단위로 끊어서 걷지 않고 일주일씩 계속 걷는다고 한다. 4번째로 걷고 있는 중인데 이제 한 번만 더 오면 해파랑길을 완주한다고 한다. 일주일을 걸어서 그런지 피곤해 보이지만 그래도 묵묵히 스틱을 짚으며 걸어간다. 무사히 완주하고 집으로 돌아가셨으리라 생각한다. 자전거를 끌고 한재를 올라온 젊은 남녀도 만났다. 한재공원은 국토종주 동해안 자전거길의 인증센타가 있다. 잠시 쉬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니 추암해변에 차를 주차하고 자전거로 내려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중이라고. 

한재공원

한재공원에서 잠깐 쉬었다 간다. 멀리 삼척항과 삼척시가 보인다. 이제부터 내리막길이다. 

삼척에 다다르면 오십천을 만난다. 오십천 뚝방길이 삼척 문화회관까지 이어진다. 뚝방길은 삼척시에서 오랍드리산소길 코스를 가꾸어 놓았다. 그래서 길도 편하고 걷기에 좋다. 오십천의 경치도 훌륭하다. 다만 한 가지 흠이랄까 어쩌면 재미랄까 애매한 부분이 있다. 길 옆에 바로 주택이 이어져 있다. 마당도 이어지고 창문이 바로 길 옆에 있기도 하다. 트래킹을 하다가 마을로 들어서면 어쩐지 낯선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평화로운 마을을 침입하는 느낌? 이 길도 그렇다. 어쩐지 조금은 불편하고 미안하면서 또 재미있는 그런 길이다. 

다행히 집에 붙은 길은 잠시 후에 끝난다. 남은 길은 가을의 단풍으로 물든 오십천을 바라보며 한가하게 걷는다. 삼척 문화회관에 도착하면 오늘의 여정은 끝. 죽서루는 삼척 문화회관을 지나서 길 건너에 있다. 추암해변까지 이어지는 남은 길은 다음에 걷기로 기약하며.

 

이 길은 (주)부산의 아름다운 길 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21.12.23 - [길 위에 서다] - 해파랑길로 걷다 글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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