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하나 있다. "질문을 어떻게 하면 되나요?"
대화에서 질문은 중요하다. 질문은 대화의 시작이고 이해의 과정이며 결론에 이르는 리액션이다.
인간의 모든 생각과 교류와 학습은 질문에서 시작한다. 질문은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과 주변 세상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은 그에 대해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지식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말을 배우면 그토록 질문을 많이 한다.
그리고 점점 더 새로운 질문들이 생긴다. 바람은 왜 불지? 해는 왜 뜨거울까? 별들은 왜 반짝이는 것일까?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궁극적인 질문들도 있다. 이 세상은 왜 있는 것일까? 나는 무엇일까? 나는 왜 살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은 과학이 되고 철학이 된다. 문학과 예술도 이에서 나온다.
질문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다. 그의 질문법은 산파술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산파처럼 질문을 통해 진리에 이르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모순을 깨닫게 한다.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생각 없이 무엇을 주장하고 추종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취조당하는 것처럼 짜증나기도 할거다.
엣지 재단의 제임스 리 바이어스 James Lee Byars는 "나는 그 질문에 답을 할 수는 있지만, 과연 내가 그 질문을 생각할 만큼 똑똑할까?"라는 말을 자주 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설명할 것이다] 서문에서 )
그렇다. 답을 하는 것보다 질문을 하는 것이 더 어렵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하는 대답보다 그가 하는 질문이 그 사람에 대해서 더 잘 알려준다.
실전 응용편 :
우리는 흔히 다른 사람에 대해서 파악하고자 할 때 질문을 던지고 상대의 대답을 통해 그를 알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받을 것인지 왠만큼 알고 있으며 그에 대한 적당한 답을 준비하고 있다. 그 대답은 솔직한 경우도 있겠지만 가공된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질문을 해서 답을 들으려고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상대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 유의해야 한다. 보통은 상대가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느라고 상대의 질문 자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질문을 한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실전 응용편 : 심화 과정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질문을 통해 상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럼 이제 배운 것을 더욱 고차원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즉 내가 하는 질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내가 하는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나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니 좋은 질문을 미리 준비하라. 좋은 질문은 호감을 불러 일으킨다.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특히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은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설마 면접관이 '질문 있으면 해보세요' 한다고 해서 연봉이나 복지 등등에 대해서 물어볼 기회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제는 그럼 사람은 없겠지만. 질문을 통해 자신이 회사에 관심이 있으며 열심히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용한다.
세상의 모든 변화와 혁신은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이제 우리는 웬만한 문제의 답은 인터넷에 있거나 인공지능이 해결해주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답변의 주인(owner of answers)’보다는 ‘질문의 주인(owner of questions)’이 세상의 주역으로 나서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점차 외로움을 느끼며, 진정한 대화를 필요로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에 온전히 귀를 기울이고, 또 누군가가 내 말을 집중해서 들어주는 경험이 점차 더 필요한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앞선 시대에는 나이 많고 직책 높은 사람은 그저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나이 어리고 직책이 낮은 사람은 수첩을 펴고 듣는 척을 하며 귀중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상사들은 밀레니얼 세대를 이끌 수도 없고, 점차 설 자리가 줄어들 것입니다. -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중에서
물론 모든 질문이 좋은 질문은 아니다. 하지 말아야 하는 질문도 있다. 질문은 훌륭한 대화의 도구이지만 식칼을 잘못 사용하면 흉기가 되듯이 서로의 감정을 갈라놓은 무기가 된다. 좋은 질문에는 중요한 전제 조건이 하나 있는데 '배우기 위해서만' 질문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질문으로 가장해서는 안된다. 정말 질문이 아니라면 질문해서는 안된. 질문을 가장해서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 "냉장고 문을 저렇게 열어둘 거니?' '내 말에 집중하지 못하겠니?' ' 그렇게 빨리 운전해야 되겠어?'는 질문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은 '냉장고 문 좀 닫아라' '내 말을 좀 더 집중해서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불안하니까 천천히 운전해'인데 질문으로 가장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경우에는 질문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해야 한다. 상대방은 질문을 들으면 짜증부터 치밀어 오를 것이다.
그리고 반대신문을 위해 질문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다. 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질문을 하는 것은 대화에 있어서 좋은 방향이 아니다. - 이 부분은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을 때 우주정거장에서 가장 많이 읽은 대화책]을 참조.
이제 우리에게 최고의 질문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자기 자신에게 묻고 답하고 싶은 질문이 있나요? 리더십 코치 마셜 골드스미스는 다음의 6가지 질문을 매일 저녁 스스로 반복하여 묻고 답할 것을 권합니다.
첫째, 나는 명확한 목표설정을 하려고 최선을 다했는가?
둘째, 오늘 나는 그 목표를 향해 진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가?
셋째, 오늘 나는 의미를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가?
넷째, 오늘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다섯째, 오늘 나는 긍정적 관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여섯째, 오늘 나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눈치채셨겠지만, 이 질문들은 모두 “나는 …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질문들의 구조를 골드스미스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이를 ‘능동적 질문(active question)’이라고 부릅니다. ‘수동적 질문’은 예를 들면 “회사는 내게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주었는가?” “주변 사람들은 내게 의미를 찾도록 도움을 주었는가?”와 같은 것입니다. 능동적 질문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자극한다는 것이지요. -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중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에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을까?
평소에 자신이 자주 던지는 질문을 점검해야 한다. 자기 삶에 대한 평가가 시시하다면 내가 시시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답이 안 나오는 인생을 살고 있다면, 질문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무언가 더 나은 답을 찾고 싶은 사람은 세상을 향해 던지고 있는 질문부터 점검해야 한다.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 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 자로 나눈다.”
『프레임』 초판 서문에서 소개했던 벤저민 바버의 말이다. 이 말은 바버가 세상에 던지고 있는 질문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한다. 바버는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성공한 사람인지 힘 있는 사람인지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가 현재 배우고 있는 사람인지 배우기를 멈춘 사람인지가 궁금하다. “저 사람은 돈이 많을까?”라는 질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질문이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던지는 질문도 아름답다. - 개정판 프레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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