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숫기가 없었고 사람 대하기를 무척 어려워했다. 지금은 사회생활을 제법 잘하는 편이다. 오랜 시간 세상 풍파에 깎여 둥글게 변한 모양이다. 실제 기분과 상관없이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지낸다. 명랑하게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생존을 위한 나의 적응 기제였다. 하지만 밝은 모습과 내면 사이의 괴리감은 나를 지치게 했다. 내가 쓴 명랑한 가면은 페르소나다. 사회적 요구에 맞춘 가면과 참 자기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에너지는 고갈된다. 내가 아닌 모습으로 사랑받는 느낌은 오히려 깊은 고립감을 불러왔다.타인에게 늘 좋은 모습만 보이려는 욕구는 버림받지 않으려는 두려움의 발현일지 모른다. 나는 타인의 일에 마음의 벽을 치며 나를 보호해왔다. 사회적 가면을 유지하느라 쏟은 에너지가 너무 커서 선택적 집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