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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교정자의 이야기

글쓰기는 힘들다. 술술 잘 쓰는 재주를 가진 사람도 있지만 나는 아니다. 이렇게 짧은 블로그 글도 몇 번을 돌아보고 고쳐서 올리지만 읽을 때마다 고칠 곳이 눈에 띈다. 티스토리의 맞춤법 교정기를 이용하는데 교정기가 내 글 솜씨를 교정하지는 않아서 힘들기는 그대로다. p.s. 이 블로그 첫 문장 '글쓰기는 힘들다'도 '글쓰기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가 고치고 고쳐서 저렇게 나온 것이다. 글쓰기 책도 읽어보고 인터넷에 있는 비법 강의도 찾아보는데 그래도 글은 늘지 않는다. 고치고 또 고치는 것만이 나의 갈길이라.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교정자로 일하는 저자가 한통의 메일로 시작된 어떤 만남을 이야기한다. 교정을 본 책의 저자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물음에 교정자가 답장을..

2021.07.25

스마트 시대의 책 읽기 -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의 비교연구

제목은 거창하지만 책이라는 물리 매체에 관한 사소한 이야기다. 먼저 가장 고전적인 책 읽기. 종이책이다. 어떤 사람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책 읽는 맛이 제대로 난다고 하는데 나도 그 점은 동감이다. 종이책의 느낌은 대체할 수 없다. 종이책의 단점은 일단 무겁다. 책 좀 가지고 있으면 알 것이다. 이사할 때 책이 제일 무겁고 골칫거리임을. 나도 이사할 때마다 책을 정리하고 버리는 것이 제일 큰 일이다. 한 권의 책이라도 들고 다니면서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종이책은 어두운 곳에서 볼 수 없다. 저녁에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으려면 들기 불편한 것은 둘째치고 조명을 따로 갖추어야 한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잔소리 들을 수도 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가. 21세기 스마트 시대다. 책 읽기도 스마트하게. e..

2021.07.09

이디스 워튼 - 순수의 시대

[순수의 시대 The Age of Innocence]는 이디스 워튼이 1920년에 발표한 소설이다.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몇 차례 영화화되었다. 국내에서 '순수의 시대'라는 드라마가 있어서 헷갈릴 수도 있겠다. 작품은 1870년대의 남북전쟁이 끝난 후의 뉴욕 상류사회가 배경이다. 변호사 뉴랜드 아처가 메이 웰랜드와 약혼하고 남편에게서 도망친 메이의 사촌 엘렌 올렌스카 백작 부인이 등장하며 시작한다. 엘렌은 남편과 이혼하려고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 곁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하는 일을 뉴랜드에게 맡긴다. 뉴랜드는 점차 그녀에게 이끌린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이 위선과 기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엘렌만이 아니라 자신도 위선적인 관습으로 유지되는 삶의 피해자임을 깨닫게 ..

2021.06.29

해파랑길로 걷다 2코스 해운대 ~ 대변항

오늘은 시 대신에 최백호의 청사포를 들으며 시작. https://youtu.be/9UUL4LrDMfQ 해파랑길 2코스 미포항 입구에서 기장 대변항까지 전체 구간 13.2km 갈맷길을 소개하며 할 말은 다 해서 내용이 없다. 갈맷길과 다른 부분만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미포 입구. 엘시티 바로 옆이다. 이곳은 해파랑길 1코스와 2코스 분기점인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인증대나 기점 표시를 찾을 수가 없었다. 원래 없는 것인지 내가 못 찾은 것인지... (수정 - 해파랑길 1코스와 2코스 인증대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중간쯤에 관광안내소 옆에 있다) 조금 올라가다 보면 해운대블루라인파크가 보인다. 직진하면 센텀로드와 다릿돌 전망대를 거치는 갈맷길 코스지만 해파랑길 코스는 해운대블루라인파크로 진입한다. 갈맷길이..

2021.06.27

은밀한 설계자들.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족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무엇을 하면 될까? 예전에는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내는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 증기기관, 자동차, 비행기... 등등. 지금도 물론 새로운 물건은 끊임없이 나온다. 하지만 이제 세상은 그런 하드웨어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축으로 등장했다. 안드로이드,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등 그리고 그것들을 설계하는 프로그래머. [은밀한 설계자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종족]은 프로그래밍의 역사와 프로그래머들의 세계를 파고든다. 프로그래머들이 만든 프로그램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우리의 생활 패턴과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다방면의 자료를 통해서 흥미롭게 보여준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프로..

2021.06.27

류츠신의 삼체. 사냥꾼들의 우주

삼체는 중국 작가 류츠신의 SF소설이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뛰어난 SF작가들이 나온다. 류츠신은 [지구의 과거]라는 3부작을 발표했는데 1부 삼체, 2부 암흑의 숲, 3부 사신의 영생이다. [지구의 과거] 시리즈에서 류츠신의 설정은 무척 극단적이다. 이건 차차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삼체]가 무슨 의미일까? 삼체는 삼체문제라고도 하는데 물리학에서 세 물체가 서로 중력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두 물체가 서로 미치는 영향을 계산할 수 있는데 - 뉴튼이 알아냈다. - 삼체문제에서는 일반적인 해를 구할 수 없다. 즉 계산 불가이다. 삼체 세계는 세 개의 항성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에서 발생한 문명이다. 행성의 궤도를 미리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삼체 세계는 극도로 불안정하며 안정적인 외..

2021.06.23

와일드. 삶이자 희망의 기록

우리는 사랑으로 거의 노력 없이 나아간다 에이드리언 리치 바람이 머리 위 텐트를 찢어 버리기 시작할 때 나는 일기에 썼다 우리는 지금 안다 고립된 채 그리고 지금은 이곳 높은 곳에서 함께 위험에 처했음을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의 힘에 손대지 않았음을 손가락으로 찢어 낸 일기장에 나는 썼다 사랑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푸른 불의 케이블이 우리의 몸을 묶고 는 속에서 모두 태운다 우리는 이보다 덜한 것을 위해 안주하며 살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꿈꿔 왔다 우리 모두의 삶 [공통 언어를 향한 꿈] 중에서 1926년에 워싱턴 주의 캐서린 몽고메리라는 퇴직 교사가 미국의 서쪽 산맥들을 타고 오르내리는 도보여행로를 제안 했다. 1930년대 이후 기존에 있던 길들이 합쳐..

2021.06.10

갈맷길로 걷다 2-2 민락교 ~ 오륙도선착장

바닷가에서 유치환 나의 귓전을 쉼없이 울림하고 스쳐가는 바람이여 창망히 하늘과 바다의 끝간 데 없음이여 하염없이 닥아치는 파도여 - 그리움이여 옷자락처럼 네게로 네게로만 향하는 그리움이여 나는 눈을 감는다. 나는 없다. 아니다, 나만 있다. 천지간에 나만 있다. 아슴한 하늘 끝 파도소리 바람소리 되어 나만이 있다. 구름 밖의 학의 울음 같다. 젓대소리 가다. 천지도 비고 한가락 읊조림만이 남아 있어 - 그리움이여, 그리움이여 전체 시간 4:47 운동시간 4:05 운동거리 14.8km 갈맷길 2코스 2구간 민락교 오륙도유람선선착장 갈맷길 2코스 2구간 시작 인증대 부산 수영구 민락동 센텀메르빌아파트 101동 앞 데크길 시작 인증대 위치가 지도상의 위치와 다르다. 밑에서 자세히 설명. 갈맷길 2코스 2구간 ..

2021.06.09

통영에서 만난 꽃의 시인 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알고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가 김춘수의 "꽃"이다. 통영 사람들도 자기들 고장에서 태어난 시인의 명작을 좋아해서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다. 김춘수 시인은 1922년 현재의 경상남도 통영시 동호동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 예술학부에서 공부했으나, ..

2021.06.08

해파랑길로 걷다 1구간 오륙도 ~ 해운대

나는 간다 내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곳 눈 속으로. 나는 간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로 의무나 연민을 전혀 생각지 않으며. 힐다 둘리틀, [꽃 피우는 지팡이]에서 해파랑길 첫날. 갈맷길과 겹치는 길이라서 자세한 설명은 갈맷길 페이지에서 붙이고 간단한 해파랑 길 설명만 여기서 하기로. 해파랑길 1코스 오륙도 해맞이공원 미포 총 거리 17.7km 이 코스는 갈맷길 2코스 1, 2구간과 겹친다. 다만 갈맷길 2코스가 달맞이길 해월정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 기점이 있지만 해파랑길 1코스는 그보다 해운대해수욕장 중간에서 끝나고 해파랑길 2코스가 시작된다. 그래서 자세한 길 안내는 갈맷길 2코스를 참조하시길. 다만 갈맷길은 임랑에서 오륙도 방향으로 내려가고 해파랑길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므로 거꾸로 보면 될 듯. 해..

2021.06.03